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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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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을 살면서 혼례는 하나의 큰 산이다. 우여곡절이 있고, 또 다른 인생의 시작이기도 하다. 연애, 결혼은 남녀 모두에게 공통 관문이지만 역사적 관습적으로 여성은 남성에 종속되는 경향이 강했다. 이에 그 시절 신부들, 그리고 어머니들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궁금해졌다. 혼례화, 부부의 초상들을 통해 혼인풍습과 여인네의 심리상태를 상상해보고, 오늘날의 신부상을 그려보고자 한다.

< 신부들러리 >, 존 에버렛 밀레이 (1829-1896). 오렌지 빛 머리칼이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어딘가 허공을 보는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은 몽환적인 느낌이 피어오른다. 손으로 뭘 하고 있는걸까? 영국에서는 케익조각을 결혼반지에 아홉 번 통과시키면 미래의 남편을 볼 수 있다는 미신이 있었다고 한다. 여인은 낭군을 보려고 케익과 결혼반지를 만지며 시도해보고 있는 것이다! 기대에 부풀어 있는 것인지 볼이 발그레하다. 일렁이는 불꽃처럼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처럼 여인의 마음은 일렁이고 있다. 가슴에 단 흰 꽃은 순수와 순결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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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다림 >, 박항률, 2008. 확실하지 않지만, 색동 저고리에 머리를 올린 것이 신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아련함이... 조선시대 평양 기생 매화의 시가 떠올랐다. " 꿈에 뵈는 님이 인연 업다 하건마는/ 탐탐이 그리온제 꿈 아니면 어이하리/ 꿈이야 꿈이언마는 자로자로 뵈여라" 남자도 좀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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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virgins >, 구스타브 클림트. < The brides >의 모태인 작품이다. 클림트의 그림은 聖 혹은 性 사이의 매력이 발산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처녀들도 백마탄 낭군을 꿈꾸고 신부가 되겠지. 갈망, 환희, 만족감 같은 것이 표현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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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눈물 >, 로이 리히텐슈타인, 1964.여인이 어떠한 이유로 눈물을 흘리는 지 생각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그림같다. 다양하게 감정이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프로포즈를 받은 것이 아닐까 싶어서 주제의 그림으로 선정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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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가레트 스톤보로-비트겐슈타인의 초상>, 구스타프 클림트, 1905.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누이인 마르가레트를 그린 것이다. 이 그림은 마르가레트의 아버지가 결혼은 앞둔 그녀를 위해 선물로 준 것이라 한다. 마르가레트는 미모와 지성, 재력을 모두 겸비한 선진 여성이었는데, 그림은 그녀의 본 모습과 많이 달랐기에 마르가레트는 이 그림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락방에 넣어 놓고 결혼하여 새 보금자리고 갈 때까지 꺼내보지 않았다나.... 하지만 수 놓인 하얀 드레스가 정말 예뻐서 내 눈에 띄었다. 결혼을 앞둔 신부의 뚜렷한 표정에서 독립심과 뚜렷한 주관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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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색시>, 엘리자베스 키스. 눈을 살포시 감고 다소곳이 앉아있는 순결하고 아름다운 신부이다. 얼굴에는 하얀 분칠을, 양 뺨과 이마에 빨간 점을 찍고, 입술에는 연지도 발랐다. 기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하다. 이리 흐트러짐 없이 앉아 있는 것은 혼례식 날 기쁜 티를 내지 않으려는 것일까? 하지만 얌전히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이 있었던 듯하다. 화가는 <코리아(1920~1940)>에서 신부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한다. “한국의 신부는 결혼식 날 꼼짝 못하고 앉아 보지도 먹지도 못한다. 신부는 결혼식 날 발이 흙에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가족들이 들어다가 좌석에 앉힌다. 잔치가 벌어져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지만, 신부는 자기 앞의 큰상에 놓은 온갖 음식을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과일즙을 입안에 넣어 주기도 하지만, 입술연지가 번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반면 신랑은 다른 별채에서 온종일 친구들과 즐겁게 먹고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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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움 >, 박항률, 2008. 내가 좋아하는 시가 떠오르는 처녀의 그림이었다. 이 소녀도 언젠가 신부가 되고 어머니가 되겠지. - 봄 날이 까닭 없이 슬펐어요- " 여덟 살 때, 거울을 몰래 들여다보고 눈썹을 길게 그렸지요. / 열 살 때, 나물 캐러 다니는 것이 좋았어요. 연꽃 수놓은 치마를 입고. / 열 두 살 때, 거문고를 배웠어요. 은갑을 손에서 놓지 않았지요. / 열네 살 때, 곧잘 부모님 뒤에 숨었어요. 남자들이 왜 그런지 부끄러워서. / 열다섯 살 때, 봄이 까닭 없이 슬펐어요. 그래서 그넷줄 잡은 채 얼굴 돌려 울었답니다." (이상은, 중국 당나라 말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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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탕제(tanger)의 유대인 신부 >, 외젠 들라크루아, 1832. Tanger(탕헤르)는 아프리카의 작은 아랍으로 불리는 모로코의 항만도시로, 유럽의 스페인 말라가와 마주보는 위치에 있다. 신부는 결혼식 때 입는 모로코의 전통의상인 '카프탄'을 입고 있다. 겉에는 머리 끝이 뾰족한 '질레바'를 걸치고 있는 것 같다. 미소가 살짝 보이는 예쁜 신부이다.

새댁이 된 신부는 이른바 '시월드', 시집살이를 하게된다. 종일 안에서 일하며 낭군을 기다리겠지. 빨래한 옷감을 매만지는 뒷모습이 무척 정갈하지만 어쩐지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안에서 밖을 보는 구도를 통해 외로움이 더 느껴지는 것 같다.

< 바쿠스와 아리아드네 >, 세바스티노 리치, 1713. 낙소스 섬에 남겨진 아리아드네를 보고 반한 바쿠스가 청혼하는 모습이다. 바쿠스는 술, 취기, 열광의 신인데 조심스럽게 아리아드네에 다가가 애원하는 얼굴로 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이 재미있다. 바쿠스도 저런 멜로적 감성을 가진 남자였구나, 하며 달리보게 되는 작품이었다. 아리아드네의 저 새침떼는 표정이란...^^